일 잘하는 조직에는 문화 나침반이 있다.

어니스트펀드의 문화강령, HonestManual이 새로워졌습니다. 지난 5년간 어니스트펀드의 다양성이 한층 더 높아진 만큼, 변화한 상황과 맥락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원칙이 필요했습니다.

이번 인터뷰에서는 HonestManual의 개편을 담당한 인터널브랜딩TF를 만나보았습니다. 매뉴얼 개편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요? 12개의 원칙을 만드는 데 왜 1년이나 걸렸을까요? 만든 이들의 뒷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.

 

“휴가를 다녀올 때 선물을 사 오지 않는다”라니, 매뉴얼 1번이 독특합니다.

브랜드팀 고재형 팀장: 기존 문화강령에서도 1번에 위치했던 내용인데요, 대기업 문화에 익숙한 분들께는 아무래도 충격적인 항목인 것 같습니다. 많이들 놀라시더라고요.한 번은 서상훈 대표님이 큰 규모의 강연에서 조직문화를 주제로 발표를 하신 적이 있어요. 이 룰을 말씀하셨을 때 장내가 웅성웅성하더라고요. ‘선물을 사 오라는 게 아니고 사오지 말라는 거야?’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죠.

브랜드팀 최보금 매니저: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하기 직전에 여행을 다녀왔어요. 당연히 선물을 사왔죠.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항상 그랬고, 한국인의 정이라는 게 있잖아요. 처음 만날 팀원들께 잘 보이고 싶기도 했고요. 그런데 입사할 때 매뉴얼을 받아보니 첫 번째 룰부터 “선물을 사 오지 말라”인 거예요. 초콜릿은 조용히 제 서랍에 넣었습니다. 나중에 회의하면서 나눠먹긴 했지만요. (웃음)

Rule No.1 “휴가를 다녀올 때 선물을 사 오지 않는다.”

 

저 역시 휴가를 다녀올 땐 으레 간식을 사 왔던 것 같은데요.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?

피플실 이재형 실장: 회사를 다니다 보면 업무 외의 인간관계에서도 신경 써야 할 게 참 많습니다. 휴가 신청 시 사유를 쓰는 것, 돌아올 때 면세점에서 잔뜩 선물을 사야 하는 것, 막내가 으레 물을 따르고 수저를 놓거나 상사의 술잔을 채워드려야 하는 것 등등이 그렇죠.

이 행동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. 친밀함과 정이 느껴지기도 하죠.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것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어니스트펀드는 “적어도 조직적으로는 이런 것을 요구하지 말자”라고 정했습니다.

피플실 최윤주 매니저: 저희가 ‘가족 같은 회사’가 아닌 ‘가족 중심적인 회사’이며, 어니스트펀드는 건강한 개인주의를 추구한다는 선언 같은 조항이라고 생각해요. 어니스트펀드는 늘, 불필요한 조직적 스트레스 없이 일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합니다.

어니스트펀드 피플실 이재형 실장

 

기존 매뉴얼에서도 이 원칙이 1번이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. 새로운 매뉴얼에서는 무엇이 바뀌었나요?

피플실 이정범 매니저: 2016년 9월부터 사용해왔던 문화강령이 있었습니다. 33가지의 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. 기존 33개의 룰을 빼거나 합치고 새로운 약속을 추가해 12개 항목으로 만들었습니다. 1번부터 33번까지 뭐 하나 버릴 수 없이 팀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어서,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.

브랜드팀 고재형 팀장:  각 항목에 부연 설명을 넣었다는 점도 큰 변화입니다. 이전 매뉴얼도 훌륭했지만, 간혹 팀원마다 해석을 다르게 하는 일이 있었어요. 같은 단어, 같은 문장도 사람마다 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, 그래서 모든 팀원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설명을 넣었습니다.

인터널브랜딩TF는 매주 모여 ‘공동체’를 고민합니다.

 

디자인적으로도 상당히 크게 바뀌었네요.

크리에이티브랩 이태진 디자이너: 내구성과 심미성을 신경썼습니다. 저희는 이 매뉴얼이 입사할 때 한 번 보고 버리는 게 아닌, 팀원들 곁에 오래 머무는 나침반이 되기를 바랐습니다. 그래서 책자 형태로 만들어 내구성을 크게 높였고 사진과 디자인, 배치에도 공을 들였습니다. 작가님을 모셔 사진을 찍었고, 각 사진에 의도를 담았습니다.

크리에이티브랩 전선영 디자이너: 표지에도 힘을 줬는데요, 로고 부분에 코팅 처리를 해서 ‘만져질 수 있도록’ 했어요. 저희 매뉴얼에 “고객이 느낄 수 있어야만 그게 정직함이다”라는 문구가 있습니다. 말로만 외치는 정직보다는 고객이 정직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가자는 건데요. Tangible Honesty의 가치를 매뉴얼에도 넣고 싶었고, 그래서 표지에 ‘만져지는’ 부분을 추가했어요.

Tangible Honesty, “고객이 느낄 수 있어야만 정직이다”

 

인터널브랜딩TF가 왜 피플실, 브랜드팀, 디자이너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했는데 답변을 들으니 이해가 갑니다. 매뉴얼 개편을 위해 뭉친 ‘어벤저스’네요.

브랜드팀 최보금 매니저: 피플실이 공동체의 구성원 한 사람, 한 사람을 아시는 만큼 매뉴얼에 ‘사람’을 더해주셨어요. 각 팀원들이 어니스트펀드에 어떤 기대를 하시는지, 어떤 어려움을 갖고 계신지 풍부하게 맥락을 공유해주셨죠. 덕분에 좋은 말이나 구호에 그치지 않는 매뉴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.

피플실 최윤주 매니저: 브랜드팀에서 전체적인 톤과 전달 방식을 책임져 주셨어요. 피동형과 능동형, 청유문과 명령문 등 단어 하나, 문장 하나까지 고민하면서 격론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. 100번 정도 고친 문장도 있는 것 같아요. (웃음)

피플실 최윤주 매니저, “맥락 공유는 어니스트펀드 조직 문화의 핵심이에요.”

 

문장을 100번 고칠 때 대표님도 옆에 계셨나요? (웃음)

피플실 이재형 실장: 직접 100번을 고치신 거죠 (웃음).  서상훈 대표님은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. 저는 여러 조직을 경험해 봤는데, 조직문화를 만들고 키워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리더의 의지입니다. 12개 조항의 문화강령을 확정하고, 각 항목에 해설을 쓰고, 배포하는 데 모두 대표님이 직접 관여하셨습니다.

크리에이티브랩 전선영 디자이너: 대표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“조직문화는 인터널브랜딩TF가 만드는 게 아니”라는 대표님의 당부였어요. 문화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모이는 그 자리, 그 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고, 이를 관찰하고 DO와 DON’T의 가이드를 드리는 게 인터널브랜딩TF의 역할이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.

어니스트펀드 고객성장본부 크리에이티브랩 전선영 디자이너

 

매뉴얼은 만드는 것만큼이나 전달하는 게 중요하잖아요.

피플실 이재형 실장: 네 맞습니다. 그래서 전체 팀원을 대상으로 세션을 준비했습니다. 모두가 참여하실 수 있도록 네 번을 진행했어요. 각각 다른 날, 다른 시간에요. 대표님이 직접 이 매뉴얼을 만든 이유와 의도부터 각 항목이 어떤 의미로 만들어졌는지 설명하셨고요.

크리에이티브랩 이태진 디자이너: 매뉴얼 숙지와 세션 참여가 팀원들에게 또 다른 ‘업무’로 느껴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. 조금이라도 흥미를 가지실 수 있도록 ‘비행’이라는 컨셉을 정했어요. 이전의 매뉴얼에서 새 매뉴얼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.

그래서 공항 전광판을 닮은 포스터와 팀원 개개인의 이름을 넣은 비행기 티켓을 제작했습니다. 입장하실 때 ‘티켓팅’을 하면서 각자의 티켓을 매뉴얼에 부착해 드렸고요.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어니스트매뉴얼을 만들어 드린 건데요. 재미있어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.

비행을 컨셉으로 공항 전광판을 본떠 만든 포스터

 

이 작업에 오래 몰두하셨던 만큼, 각자 가장 좋아하는 룰이 있을 것 같습니다.

크리에이티브랩 전선영 디자이너: 5번, “수천 개의 상품을 팔아도 고객은 하나의 상품으로만 평가한다”를 좋아해요. 저희 업의 정체성을 담은 룰이고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. 저는 회사에서 “우리 가족들 돈이 들어와 있다는 생각으로”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. 수백 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관리하는 어니스트펀드가 한 상품, 한 상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초심을 원칙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.

브랜드팀 최보금 매니저: 저는 4번 항목, “비윤리적인 행위는 모두가 용납하지 않는다”에 담긴 뜻을 꼭 강조하고 싶어요. 어니스트펀드는 금품수수, 횡령, 성희롱, 성추행은 물론, 농담에도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.

“여성 구성원들께 잘해드리는 것이 회사 성장의 핵심이고, ‘잘해드린다’는 것은 ‘기본’을 지키는 것”이라는 말을 대표님께서 워낙 여러 번 말씀하셨어요. 자랑하고 싶은 회사의 문화 중 하나입니다.

이름이 적힌 비행티켓을 부착해, ‘나만의 매뉴얼’을 만들어 드렸습니다.

 

피플실 최윤주 매니저: 6번 룰, “맥락을 공유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인다”를 꼽았습니다. ‘맥락’은 어니스트펀드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로 업무의 배경과 목표, 현황을 상대방에게 적시에, 충분히 공유하는 거예요. 사실 구성원 모두가 이게 ‘수고롭다’는 걸 알아요. (웃음) 그렇지만, 맥락 공유 덕에 각자가 회사 지향점에 맞게 일할 수 있고 회사 또한 추진력을 얻어 정확한 방향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.

HonestManual의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있는 서상훈 대표

 

피플실 이정범 매니저: 대표님이 자주 말씀하시는 에피소드가 있어요. 어니스트펀드 초창기, 회의에서 LTV라는 단어가 나왔어요. IT 쪽 분들은 전부 LifeTime Value(고객 평생 가치)라고 이해를 하셔서 고객 한 명당 기대 매출로 이해를 하고 계시는데 금융 쪽 분들은 Loan To Value ratio, 그러니까 담보 인정 비율로 듣고 계신 거예요.

어니스트펀드에는 이렇게나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. 내게는 당연한 것도 상대방에게 아닌 경우가 있고, 상대방에게 상식인 것도 내가 모를 수 있습니다. 그래서 맥락 공유가 중요하고, 또 그래서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는 겸손함을 갖춰야 하는 것 같아요. 제가 좋아하는 7번 룰이 바로 ‘메타인지’에 대한 내용입니다.

Rule No.7 “내가 틀렸을 수 있음을 인정할 때 발전이 시작된다.”

 

매뉴얼 마지막 장에 작은 글씨로 문구가 쓰여있더라고요. 영어가 아니던데, 무슨 뜻인가요?

브랜드팀 고재형 팀장: Per ardua ad astra , “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”라는 뜻인데요. 어니스트펀드가 하고 있는 이 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. 저희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있다고 생각해요.

당연히 되었던 것, 손쉽게 되었던 게 하나도 없는 거 같습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, 수만 가지의 안 되는 이유 속에서도 되는 길을 찾아왔던 게 어니스트펀드의 지난 역사였어요. 앞으로도 분명히 역경 앞에 또 역경이 보이는 여정을 걸어가겠죠. 그럼에도 불구하고, 함께 나아가자는 응원으로 이 문장을 넣어보았습니다.

어니스트펀드 고객성장본부 브랜드팀 고재형 팀장

 

마지막으로, 이 매뉴얼과 함께 역경을 헤쳐나갈 어니스트펀드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?

피플실 이재형 실장: 매뉴얼을 만드는 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. 상황에 맞게 계속 변화시키고 다듬으며 매뉴얼을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.

또한, 이 매뉴얼은 권장사항이 아니라 의무입니다. 회사가 여러분에게 요구하듯 여러분께서도 동일한 사항을 회사에 요구하실 수 있다는 뜻입니다.

어니스트매뉴얼을 우리를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주는 나침반으로 생각해 주세요. 서로 응원하면서, 지지하면서, 우리의 ‘별’을 함께 찾아나가면 좋겠습니다. 더욱 가치 있는 어니스트펀드를 만드는 여행, 인터널브랜딩TF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. 감사합니다.

함께할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. HonestFund

 

 

 

👉 어니스트펀드 채용 안내
https://www.honestfund.kr/recruit

 

글, 영상 = 어니스트펀드

사진 = 김정재

Leave a Reply